분류 전체보기172 의족 (소켓 인터페이스, 골유착, 기술 소외) 카페 창가 자리에서 처음 그 소리를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뭔지 몰랐습니다. '챙-' 하는 맑은 금속음이었는데, 민석 씨가 멋쩍게 웃으며 반바지 아래의 탄소 섬유 다리를 툭툭치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의족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그날이 처음이었고, 그 이후 몇 달에 걸쳐 그와 나눈 대화는 제가 가지고 있던 '보조기기'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소켓 안에서 벌어지는 전쟁의족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의족만 있으면 바로 걸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민석 씨도 첫 대화에서 그 부분을 제일 먼저 짚었습니다. "진짜 전쟁은 소켓 안에서 일어나요"라고요. 소켓(Socket)이란 환부, 즉 절단된 다리의 남은 부위를 감싸 의족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구조물을 말합니다... 2026. 5. 4. 목발 사용법 (보행 역학, 목발 마비, 실전 팁) 솔직히 저는 목발을 처음 짚던 그날, 의사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의 절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통증과 충격이 뒤섞인 상태였으니까요. 중학교 3학년, 열여섯 살의 봄에 발목을 다쳤고, 그 뒤로 1년 가까이 목발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제가 저지른 실수들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잘못된 사용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몸으로 직접 배웠습니다.열여섯의 봄과 보행 역학의 배신처음 목발을 손에 쥐었을 때, 저는 본능적으로 겨드랑이 거치대에 온몸을 기댔습니다. 그게 가장 편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팔 안쪽이 벌겋게 쓸리고, 손끝이 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낫는 과정의 고통이려니 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이건 목발 마비(Crutch Palsy).. 2026. 5. 4. 부목 (3점압 원리, 구획증후군, 응급고정)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동네 뒷산에서 이웃 아저씨가 발목을 삐끗하는 순간까지만 해도, 저는 부목이라는 단어를 제 인생에서 써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손 떨리는 채로 장우산과 넥타이를 묶으며 버텼던 그날 이후, 응급처치 교육까지 다니며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부목에 대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들이, 실제로는 절반쯤 틀려 있다는 사실입니다.3점압 원리, 우산으로 묶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일반적으로 부목은 "그냥 단단하게 고정하면 된다"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응급처치 교육에서 직접 배워보니 그건 절반짜리 이해였습니다. 부목의 핵심은 단순히 묶는 것이 아니라 3점압(Three-Point Pressure) 원리에 있습니다. 여기서 3점압이란, 골절 부위를 중심으로 위아래 두 지점에서 지지력.. 2026. 5. 3. 임신테스트기 (hCG 호르몬, 사용 시기, 결과 판독) 편의점 계산대 앞에서 임신테스트기를 집어 들고 괜히 주변을 살피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지인 혜란이 새벽에 "어떻게 쓰는 거야?"라고 문자를 보내왔을 때, 저도 제대로 설명을 못 해줬습니다. 막상 써보면 별거 아닌데, 정작 그 순간에는 너무 많은 게 헷갈립니다. 이 글은 그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hCG 호르몬과 검출 원리: 알고 쓰면 결과가 달라집니다임신테스트기의 작동 원리를 알기 전까지 저도 그냥 "소변 묻히면 줄 생기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파고들어 보니 그 안에 꽤 정밀한 면역학이 담겨 있었습니다. 핵심은 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 즉 융모성 생식샘 자극 호르몬입니다. 여기서 hCG란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한 .. 2026. 5. 3. CT 검사 (조영제, 방사선피폭, 재구성알고리즘) 병원에서 "CT 찍어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건 "방사선 많이 받는 거 아닌가요?"라는 걱정입니다. 제 지인 영수도 똑같았습니다. 보름 넘게 이어진 복통에도 CT를 주저하던 그가 결국 검사대에 오른 뒤, 췌장 끝자락의 작은 병변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저는 CT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실제가 얼마나 다른지 직접 확인하게 되었습니다.조영제, 생각보다 낯설고 생각보다 안전합니다CT 검사를 앞두고 가장 많이 받는 설명이 조영제 투여입니다.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말만 들으면 막연히 무섭게 느껴지지만, 제가 영수의 검사 과정을 직접 옆에서 지켜보니 현실은 조금 달랐습니다. 조영제란 CT 영상에서 혈.. 2026. 5. 2. 의료용 X선 (흉부촬영, 방사선치료, 피폭안전) 지인 진수가 한 달 넘게 기침을 달고 살다가 결국 종합병원 영상의학과에서 흉부 X선을 찍었을 때, 저도 처음엔 "별거 아닐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 한 장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단순한 검진이라고 가볍게 여기던 X선 촬영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진단을 넘어 치료까지 이어지는지, 그리고 피폭에 대한 공포가 실제로 근거 있는 것인지 저 나름대로 정리해 봤습니다.흉부촬영: 몸속 그림자가 말해주는 것진수가 납문을 열고 촬영실에 들어서던 날을 옆에서 지켜본 저로서는, 그 짧은 시간이 얼마나 긴장감을 주는지 압니다. "숨 참으세요"라는 방사선사의 말과 함께 단 몇 초 만에 모든 게 끝났지만, 결과는 전혀 가볍지 않았습니다. X선 촬영의 핵심 원리는 투과와 흡수의 차이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 2026. 5. 2.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