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6 다운증후군 (염색체 삼체성, 신경다양성, 조기재활) 1,000명 중 1명꼴로 태어난다는 통계를 읽었을 때, 솔직히 저는 그게 제 주변 이야기일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인의 집 거실에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와 마주한 그 저녁은, 숫자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온전히 살아있는 한 사람으로 변환되는 순간이었습니다.21번 염색체, 숫자 하나가 바꾸는 것들일반적으로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하나 더 많은 유전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제 경험상 이 설명은 핵심을 절반쯤 빠뜨립니다. 염색체 숫자가 하나 늘었다는 사실보다, 그 하나가 어떤 방식으로 늘었느냐에 따라 아이의 삶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전학적으로 다운증후군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삼체성 다운증후군(Trisomy 21): 전체.. 2026. 6. 11. 지루 피부염 (말라세지아, 장-피부 축, 스테로이드) 비듬이 심한 사람은 안 씻어서 그런 거라고, 저도 한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하루에 두 번씩 머리를 감고도 어깨에 각질이 쌓이고, 아무리 세안을 해도 코 주변의 붉은 비늘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이 왔을 때 비로소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 짚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루 피부염은 청결 문제가 아니라, 몸 안에서 시작된 염증이 피부로 터져 나오는 신호입니다.말라세지아를 죽이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의 균열지루 피부염을 처음 진단받고 나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항진균 성분이 담긴 약용 샴푸와 세안제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균을 죽이면 낫는다는 단순한 논리였습니다. 실제로 초반 2주는 극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자 상황이 이전보다 더 나빠졌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 2026. 6. 11. 경계성 성격장애 (감정조절, 대인관계, 치료전망) 솔직히 저는 한동안 그 지인을 그냥 "예민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에 크게 기뻐하다가도 금세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도요. 경계성 성격장애(BPD)는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닙니다. 감정 조절, 자아 정체성, 대인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정신건강 상태입니다. 그 지인과 함께한 시간이 저에게 그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감정조절이 어렵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시나요?처음에 저는 그 지인의 감정 변화를 단순한 기분 탓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연락이 조금 늦어지면 극도로 불안해하고, 사소한 말 한마디가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만들어 버리는 순간들이 반복됐습니다. 그 감정의 진폭이 저로서는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경계성 성격장애에.. 2026. 6. 10. 결장암 (침묵의 암, 장내 미생물, 대장내시경) 가족 중 한 명이 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을 발견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냥 떼내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의사가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위험했을 수 있어요." 그 말 한 마디가 제가 결장암을 진지하게 찾아보기 시작한 이유였습니다.침묵의 암이라 불리는 이유결장암은 '침묵의 암'이라고 불립니다. 병이 침묵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신호를 못 듣는 것이라는 표현이 제게는 훨씬 와닿았습니다. 실제로 초기에는 이렇다 할 증상이 없어서, 가벼운 변비나 소화불량 정도로 여기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장(Colon)은 대장에서 직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위 전체를 가리킵니다. 쉽게 말해 약 150cm 길이의 굵은 관이 복부를 U자 형태로.. 2026. 6. 10. 기흉 (폐기포, 흉관 삽입, 재발 예방) 솔직히 저는 그날 밤까지만 해도 기흉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조차 없었습니다. 스물셋, 자정을 넘긴 시간에 갑자기 오른쪽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툭' 끊어지는 느낌이 왔고, 그게 제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밤의 시작이었습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유리 조각이 가슴 안쪽을 긁어내리는 듯한 통증, 그리고 어깨까지 뻗쳐오는 서늘한 불쾌감. 그제야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습니다.가슴이 '툭' 끊어지던 그날 밤, 응급실에서 마주한 기흉응급실 엑스레이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이 가장 컸습니다. 의사가 모니터를 가리키며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오른쪽 폐가 반의반도 안 되게 찌그러졌네요." 화면 속 제 오른쪽 가슴은 검은 공간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 폐가 있었습니다.. 2026. 6. 9. 구내염 (항균 가글, 구강 미생물, 구강암) 솔직히 저도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피곤하면 생기는 거라고, 며칠 쉬면 낫겠거니 했죠. 그런데 독한 가글액을 쓸수록 상처가 더 커지고, 한 달이 지나도 낫지 않아 조직 검사까지 받았을 때야 비로소 구내염이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 실감했습니다. 입안의 작은 상처가 알고 보면 꽤 많은 것을 담고 있었습니다.독한 가글이 오히려 입안을 망가뜨린다저는 구내염이 생겼을 때 약국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항균 가글액을 샀습니다. 빨리 소독해서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며칠 후 상처는 더 넓고 깊어져 있었습니다. 구강내과에서 그 이유를 들었을 때 꽤 충격이었습니다. 강력한 살균 성분이 문제가 되는 핵심 이유는 '구강 미생물 총(Oral Microbiome)' 때문입니다. 구강 미생물 총이란 우리 입안에 서식하.. 2026. 6. 9.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