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52 골감소증 (T점수, 골밀도, 골질) 계단을 오르다가 무릎 깊은 곳에서 뭔가 이상한 감각이 느껴진 적 있으신가요? 통증이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그냥 넘기기엔 찜찜한 그 느낌. 저도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처음으로 제 뼈가 어떤 상태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봤습니다. 50세 이상 성인 2명 중 1명이 겪고 있다는 골감소증, 정작 본인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T점수가 낮다고 다 똑같은 뼈 상태가 아닙니다골감소증 진단은 T점수(T-score)를 기준으로 합니다. T점수란 젊고 건강한 성인의 평균 골밀도와 비교해 내 뼈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숫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1.0에서 -2.5 사이면 골감소증,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분류됩니다. 문제는 이 숫자가 전부인 양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저도 처음엔 "T점수 -1.3이면.. 2026. 6. 13. 남성갱년기 (아로마타제, 테스토스테론, 호르몬보충요법) "피곤한 게 나이 탓이지"라고 넘겼는데, 알고 보니 몸 안에서 호르몬이 조용히 사라지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아는 한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서야 이 문제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성갱년기는 그냥 늙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대사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그 선생님은 왜 갑자기 무너졌을까제가 아는 분은 20년 넘게 교단을 지켜온 중학교 선생님입니다. 무뚝뚝한 인상과 달리, 발달이 더딘 아이 곁에서 말없이 매일 눈인사를 건네던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이 어느 해부터인가 얼굴에 이유 모를 붉은 반점이 돋고, 교탁을 짚은 손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극도의 피로와 무기력, 그리고 깊은 절망감이 밀려온다고 조용히 털어놓던 그 눈빛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처.. 2026. 6. 13. 일본뇌염 (BBB 침투, 마이크로그리아, 예방접종) 모기에 물리면 가렵고 마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뇌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을 파고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한 "모기 조심" 경고 뒤에 이렇게 정교하고 잔인한 기전이 숨어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요.BBB 침투: 바이러스가 뇌 문을 여는 방법일반적으로 일본뇌염은 '모기에 물려서 걸리는 뇌 질환'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제가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실제 기전은 훨씬 교묘했습니다. 모기에 물린 직후 일본뇌염 바이러스(JEV)는 피부 근처의 수지상세포나 랑게르한스 세포 같은 면역 세포 안으로 먼저 숨어듭니다. 수지상세포란 피부와 점막에 분포하는 면역 감시 세포로, 외부 침입자를 포착해 면역 반응을 시작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바이러스가.. 2026. 6. 12. 간농양 (장관장벽, 항생제역설, 장간축) 국내 화농성 간농양 원인균의 약 80%가 클렙시엘라균(Klebsiella pneumoniae)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막연히 '간에 고름이 생기는 병'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 배경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었거든요.감기인 줄 알았는데, 간 속에 고름이 차고 있었다간농양이 무서운 건 증상이 너무 평범하다는 점입니다. 발열, 오한, 윗배 더부룩함. 제 경험상 이 정도면 그냥 감기약 하나 사 먹고 버티는 게 대부분의 반응입니다. 저도 한동안 과로 끝에 찾아오는 우상복부(오른쪽 위 복부) 불쾌감을 그저 위염 탓으로 돌린 적이 있었으니까요. 문제는 이 증상들이 사실 간 내부에서 고름 주머니가 서서히 커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겁니다. 간은 흔히 '침묵의 장기.. 2026. 6. 12. 다운증후군 (염색체 삼체성, 신경다양성, 조기재활) 1,000명 중 1명꼴로 태어난다는 통계를 읽었을 때, 솔직히 저는 그게 제 주변 이야기일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인의 집 거실에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와 마주한 그 저녁은, 숫자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온전히 살아있는 한 사람으로 변환되는 순간이었습니다.21번 염색체, 숫자 하나가 바꾸는 것들일반적으로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하나 더 많은 유전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제 경험상 이 설명은 핵심을 절반쯤 빠뜨립니다. 염색체 숫자가 하나 늘었다는 사실보다, 그 하나가 어떤 방식으로 늘었느냐에 따라 아이의 삶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전학적으로 다운증후군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삼체성 다운증후군(Trisomy 21): 전체.. 2026. 6. 11. 지루 피부염 (말라세지아, 장-피부 축, 스테로이드) 비듬이 심한 사람은 안 씻어서 그런 거라고, 저도 한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하루에 두 번씩 머리를 감고도 어깨에 각질이 쌓이고, 아무리 세안을 해도 코 주변의 붉은 비늘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이 왔을 때 비로소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 짚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루 피부염은 청결 문제가 아니라, 몸 안에서 시작된 염증이 피부로 터져 나오는 신호입니다.말라세지아를 죽이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의 균열지루 피부염을 처음 진단받고 나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항진균 성분이 담긴 약용 샴푸와 세안제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균을 죽이면 낫는다는 단순한 논리였습니다. 실제로 초반 2주는 극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자 상황이 이전보다 더 나빠졌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 2026. 6. 11.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