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92 전립선암 (침묵의 암, PSA 검사, 조기 발견)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 전립선암이 폐암과 위암을 제치고 남성 암 발생 1위에 올랐습니다. 솔직히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적잖이 놀랐습니다. 증상이 없으니 안심하고, 아프지 않으니 병원에 가지 않는 사이, 암은 조용히 진행됩니다. 이 글은 그 '조용함'이 왜 가장 위험한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침묵의 암, 왜 이렇게 빠르게 늘고 있을까요전립선암이 '침묵의 암'으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암세포가 주로 전립선 외측의 말초대(Peripheral Zone)에서 생기기 때문에, 초기에는 요도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말초대란 전립선의 바깥쪽 영역으로, 소변 통로인 요도와 거리가 있어서 암이 상당히 자라기 전까지 배뇨 불편감이 나타나지 않는 구조입니다.그러니 "소변은 잘 나오는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안타.. 2026. 9. 21. 치매 예방 (경도인지장애, 아밀로이드 가설, 생활습관 중재) "깜빡깜빡하는 게 치매 초기 증상이 아닐까?" 이런 걱정,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퇴근길 매일 다니던 골목에서 갑자기 방향을 잃고 멈춰 섰던 날, 온몸이 굳어버리는 공포를 겪고 나서야 병원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알게 됐습니다. 건망증과 치매 사이엔 생각보다 훨씬 정밀하게 따져봐야 할 단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경도인지장애, '아직 괜찮다'가 가장 위험한 말인 이유진단명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치매도 아니고 정상도 아닌, 그 경계 어딘가에 있다는 설명이 오히려 더 불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신 병명은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였습니다. 여기서 MCI란 기억력이나 언어능력 같은 인지 기능이 객관적으.. 2026. 9. 21. 고지혈증과 식습관 (포화지방, 인슐린 저항성, 혈관 건강) 삼겹살을 끊었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의사 앞에 앉았을 때, 저는 그 사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기름진 고기를 줄였는데 왜 혈액 속 지질은 여전히 경고 수준이었을까요. 그 이유는 포화지방 하나가 아니라, 매일 먹던 밥과 빵과 단 음료에 있었습니다.포화지방의 진짜 역할 — 오해와 팩트 사이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날, 저는 곧장 삼겹살부터 끊었습니다. 삼겹살이 문제라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처럼 느껴졌으니까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포화지방(Saturated Fatty Acid, SFA)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여기서 LDL 콜레스테롤이란 혈관 벽에 쌓여 죽상경화반을 만드는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을 말.. 2026. 9. 20. 신체형 자율신경기능장애 (이상 냉감, 감별 진단, 치료 전략) 한여름 30도 폭염 속에서 패딩을 껴입고도 뼛속까지 시린 오한을 느낀다면, 이게 과연 단순한 '예민한 체질' 탓일까요. 저도 똑같은 상황을 겪었고, 모든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을 때의 막막함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신체형 자율신경기능장애가 왜 생기는지, 그리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풀어봅니다.이상 냉감, 왜 생기는가 — 자율신경계가 무너지는 배경검사 결과지를 손에 쥐고 "이상 없음"이라는 글자를 반복해서 읽던 그날의 기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몸은 분명히 무너지고 있는데, 의학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 저는 그게 제일 무서웠습니다.이 상태를 이해하려면 먼저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가 하는 일을 알아야 합니다. 자율신경계란 심장.. 2026. 9. 20. 장골정맥 혈전증 (비르쇼 삼징, 응고 폭풍, 평생 관리)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비행기 타고 나서 다리가 붓는 건 피로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장시간 비행 후 양쪽 사타구니가 묵직하게 아파왔을 때도, 그냥 근육통이겠거니 하고 누웠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실려 가서야, 하대정맥과 장골정맥 전체가 혈전으로 막혀버렸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비행 후 혈전'이라는 단순한 설명이 실제로 얼마나 복잡한 기전을 감추고 있는지 짚어보는 이야기입니다.비르쇼 삼징, 세 가지가 한꺼번에 터질 때혈전이 왜 생기는지 설명할 때 의료계에서 가장 먼저 꺼내는 개념이 비르쇼 삼징(Virchow's Triad)입니다. 여기서 비르쇼 삼징이란 혈관 내피 손상, 혈류 정체, 혈액 응고성 항진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겹쳤을 때 혈전이 형성된.. 2026. 9. 19. 뇌 속 기생충 (면역 회피, 뇌전증 발작, 조직검사) 뇌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기생충 유충이 1년 넘게 뇌전증 발작의 원인이었다는 사례가 실제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저도 처음 이 내용을 접했을 때 단순한 공포 기사라고 흘려봤는데, 제 과거를 떠올리고 나서야 이게 남의 이야기가 아님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면역 회피: 기생충이 뇌까지 도달하는 방식스파르가눔(Sparganum)은 만손두열두조충의 유충으로, 개구리·뱀·민물고기 같은 야생동물의 날고기나 오염된 생수를 통해 인체에 들어옵니다. 문제는 이 유충이 단순히 장 안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시스테인 프로테아제(Cysteine Protease)라는 단백분해효소를 분비하는데, 여기서 시스테인 프로테아제란 숙주의 결합조직과 혈관 내피세포를 녹여 길을 뚫는 효소를 말합니다. 이 효소 덕분에 유충은 장벽을 .. 2026. 9. 19. 이전 1 2 3 4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