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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정상안압녹내장, 시야검사, 축성근시) 눈이 멀쩡히 잘 보이는데 시신경이 죽어가고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어머니가 진단받기 전까지는 솔직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바로 녹내장이었습니다. 어머니의 투병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이 병이 얼마나 조용하고 잔인하게 사람의 시야를 잠식하는지 직접 목격하게 되었습니다.어머니의 어깨가 문설주에 닿던 날명절에 고향 집을 찾았을 때, 어머니는 유난히 자주 거실 문설주에 어깨를 부딪치셨습니다. "나이 들어서 조심성이 없어진다"며 웃어넘기셨는데, 저는 그게 단순한 노안 탓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순간이 얼마나 결정적인 경고였는지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병원에서 받아 든 진단은 정상 안압 녹내장(Normal Tension Glaucoma, NTG)이었습니다. 여기서 정상 안압.. 2026. 5. 31.
백내장 (광학적 방패, 수술 시기, 황반변성) 외할머니가 "눈앞에 자꾸 안개가 끼는 것 같다"고 하시던 날, 저는 그냥 노안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백내장(Cataract)의 초기 증상이었습니다. 침침함이 심해지다가 어느 순간 빛이 번지고 야간에 운전조차 두렵다고 하실 때, 저는 처음으로 이 병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백내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수술을 언제 결정해야 하는가. 이 두 가지를 두고 의견이 꽤 갈린다는 것도 그때 알았습니다.광학적 방패: 수정체 혼탁이 황반을 지킨다는 시각백내장을 그냥 낡은 렌즈가 오염된 것처럼 보는 시각이 일반적입니다. 수정체(Lens)가 하얗게 흐려지면 빨리 꺼내고 인공수정체(IOL, Intraocular Lens)를 넣으면 된다는 논리입니다. IOL이란 수술로 제거된 자연 수정체.. 2026. 5. 31.
2형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유전적 취약성, 혈당 관리) 회사 선배가 탕비실에서 혼자 손가락을 찌르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그게 뭔지도 몰랐습니다. 나중에 2형 당뇨병이라는 걸 알고 나서야, 그 오후 4시의 의식이 얼마나 무거운 일상이었는지 조금씩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오해도 하나씩 무너졌습니다.오후 4시의 탕비실, 그리고 선배의 손가락선배는 제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자기 관리가 철저한 편이었습니다. 대학 시절 축구 동아리 주장 출신에, 직장 생활 내내 주말 등산을 거르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서른아홉에 당뇨 확진을 받았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비슷했습니다. "그렇게 단걸 좋아하더니", "관리를 좀 하지 그랬냐"는 말들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옆에서 지켜봤는데, 그 시선이 선배에게 얼.. 2026. 5. 30.
1형 당뇨병 (자가면역, 인슐린, 편견) "당뇨병이요? 단거 너무 많이 드셨나봐요." 지인이 공공장소에서 인슐린 주사를 꺼낼 때마다 들었다는 말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당뇨병을 식습관의 문제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형 당뇨병의 실체를 알고 난 뒤, 그 흔한 한마디가 환자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 비로소 실감했습니다.자가면역 반응이 만든 병, 식습관과는 무관합니다1형 당뇨병은 흔히 알려진 당뇨병과 발병 원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핵심은 '자가면역 반응'에 있습니다. 여기서 자가면역 반응이란 면역 세포가 외부 병원균이 아닌 자기 몸의 조직을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1형 당뇨병에서는 이 공격 대상이 췌장의 베타세포가 됩니다. 베타세포란 췌장 내부에서 인슐린을 만들어 분비하는 세포로, 이것이 완전히 파괴되면 몸 안에서 인슐.. 2026. 5. 30.
저혈압 (체질적 특성, 기립성 암전, 생활 관리) 고모는 명절마다 벽을 짚고 일어섰습니다. "아이고, 또 앞이 캄캄하네." 그 한마디가 어린 저에게는 그냥 고모의 버릇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혈압이라는 걸 알고 나서, 저는 이 증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오랫동안 생각해왔습니다. 위험한 병인지, 아니면 그냥 체질인지.저혈압, 병으로 봐야 할까 체질로 봐야 할까저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90mmHg 이하, 이완기 혈압이 60mmHg 이하인 상태를 말합니다. 수축기 혈압이란 심장이 수축하며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고, 이완기 혈압은 심장이 다시 늘어날 때의 압력입니다. 이 두 수치가 기준보다 낮으면 임상적으로 저혈압으로 분류됩니다. 저혈압을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여기서 한 가지를 먼저 짚고 싶습니다. 저혈압에는.. 2026. 5. 29.
고혈압 (유체역학적 보상, 나트륨 신화, 베타차단제) 소금을 줄이면 혈압이 내려간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셨습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외할머니가 평생 혈압약을 드시면서도 짠 음식을 드실 때마다 온 가족이 긴장하던 기억이 있고, 저는 당연히 소금이 혈압의 주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자료를 들여다보니, 제가 알던 상식의 절반쯤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혈압 상승은 질병 신호가 아니라 생존 본능일 수 있습니다일반적으로 혈압이 높으면 혈관이 망가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이 설명이 원인과 결과를 뒤바꾼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나이가 들거나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관 벽의 탄성이 떨어집니다. 이때 심장이 평소와 똑같은 힘으로만 혈액을 내보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좁아진 통로를 통해 피가 제대로 흐르지 못해 대뇌와 신장 말단 세포들이 산소를 공급받지 못.. 2026.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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