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392

건강 노화 (신체 자본, 취약성 연대, 웰 에이징) 대한민국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섰습니다. 숫자만 보면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온 장수 사회가 마침내 도래한 것처럼 보이지만, 솔직히 저는 이 수치 앞에서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래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고, 지금 우리 사회가 제시하는 '건강 노화'라는 처방전이 과연 모든 노인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신체 자본의 불평등 — 스쿼트를 권하기 전에 물어야 할 것들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 노화(Healthy Aging)를 "나이가 들어가면서 개인이 기능적 능력을 유지·향상시켜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는 과정"으로 정의합니다(출처: WHO, Decade of Healthy Ageing). 여기서 기능적 능력이란 이동, 인지, 심리적 안정, .. 2026. 6. 29.
페스트 (다제내성, 생태붕괴, 원헬스) 페스트는 중세의 유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2017년 마다가스카르에서 단 한 명의 감염자가 버스에 올라탄 뒤 불과 몇 달 만에 2,417명이 쓰러지고 209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나서, 그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 안도였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은 지금도 야생 생태계 속에서 조용히 순환하고 있으며, 항생제 하나로 완전히 제압할 수 있다는 가정은 이미 분자생물학 현장에서 균열이 시작되었습니다.항생제면 다 된다는 믿음, 실제로는 어떨까일반적으로 페스트는 스트렙토마이신이나 겐타마이신 같은 항생제로 치료하면 림프절형의 경우 치사율이 5~10%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방역 당국의 매뉴얼도 이 수치를 근거로 "제때.. 2026. 6. 29.
코뼈 골절 (골절 정복술, 골든타임, 비중격) 넘어지는 순간은 정말 한 찰나였습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코끝이 터지듯 아파왔고, 거울을 보니 눈과 눈 사이가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고 있었습니다. 코뼈 골절은 안면부 골절 중 무려 40%를 차지할 만큼 흔한 외상이지만,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평생 숨이 막히는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도 같은 경험을 겪고 나서야 코가 단순한 얼굴의 장식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코뼈 골절, 미용 문제가 아니라 호흡 문제입니다코뼈 골절을 당하고 병원에 가면 많은 분들이 "얼마나 삐뚤어졌냐"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담당 의사가 외형보다 먼저 들여다본 것은 코 안쪽, 바로 비중격(Nasal septum)이었습니다. 비중격이란 콧속을 좌우로 나누는 얇은 기둥 구.. 2026. 6. 28.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 (대사 항상성, 암성 악액질, 원인 불명) 옷이 헐렁해졌다는 말을 들었는데, 다이어트를 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아픈 것도 없는데 몸무게가 줄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친구를 통해 이 문제를 직접 마주하면서, 체중 감소가 단순한 컨디션 변화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는 신체 내부의 대사 항상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고, 그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대응 방식도 완전히 달라집니다.대사 항상성이 흔들릴 때 몸이 먼저 말합니다의학계에서는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평소 체중의 5% 이상이 줄었을 때, 이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소로 분류합니다. 예를 들어 70kg이었던 사람이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는데 64kg 아래로 내려갔다면, 이는 단순한 체형 변화가 아니라 신체 내.. 2026. 6. 28.
파제트병 (습진 오인, 파제트 세포, 치료 선택) 솔직히 저는 유두가 짓무르고 각질이 일어나는 증상을 보고 그냥 피부염이라고 단정지었습니다. 가까운 지인이 몇 주째 연고를 바르면서 "곧 낫겠지"라고 했을 때도 별다른 의심을 품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유방암이었습니다. 유방 파제트병(Paget's disease)은 전체 유방암의 약 1~4%에서만 나타나는 드문 형태지만, 초기 증상이 흔한 습진과 거의 구별이 안 된다는 점에서 훨씬 더 주의가 필요한 질환입니다.습진인 줄 알았다가 뒤통수 맞는 이유 — 파제트 세포의 정체제가 이 병을 처음 제대로 인식하게 된 건 지인이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고 나서였습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유두 표피 안에 거대하고 창백한 세포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파제트 세포(Paget cells)'였습니다. 여기.. 2026. 6. 27.
침샘암 (안면 마비, 선양낭성암종, 추적 관찰) 귀 밑에 뭔가 만져진다고 해서 단순 염증으로 넘겼다가 뒤늦게 침샘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도 가까운 지인이 그 길을 걸으면서 처음으로 침샘암이 얼마나 복합적인 질환인지 체감했습니다. 단순히 혹을 떼어내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진단부터 수술, 그리고 수술 이후의 삶까지, 제가 직접 곁에서 목격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귀 밑 멍울이 심상치 않을 때 — 침샘암 증상과 진단처음에 지인은 귀 아래쪽이 뭔가 뭉친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통증도 없었고, 크기도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그냥 두었습니다. 그게 문제였습니다. 침샘암은 초기에는 통증 없이 멍울만 만져지기 때문에 단순 림프절염이나 양성 종양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결정적인 신호는 얼굴 한쪽이 굳어가기 시작하면서.. 2026. 6. 27.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