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92 갑상선스캔 (냉결절, 기능평가, 진단한계) 목 앞에 생긴 혹 하나가 발견되면 대부분 갑상선스캔을 권유받습니다. 저도 사촌 누나가 이 검사를 받으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들여다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불과 15~20g짜리 기관 하나가 신진대사 전체를 쥐고 흔든다는 사실도, 그 기관을 들여다보는 검사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전제 위에 서 있다는 사실도요. 이 글에서는 갑상선스캔이 실제로 무엇을 보여주고,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목에 혹이 만져졌을 때, 왜 갑상선스캔부터 찍을까갑상선은 갑상연골 아래쪽 기도 전면에 붙어 나비 모양을 하고 있는 내분비 기관입니다. 섭취한 요오드를 원료로 갑상선호르몬을 만들고, 이를 혈류로 내보내 온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무게가 겨우 15~20g이라는 게 늘 믿.. 2026. 7. 2. 갈색세포종 (진단검사, 수술전처치, 악성분류) 고혈압 환자 1,000명 중 최대 6명꼴로 숨어 있다는 갈색세포종(Pheochromocytoma). 사촌 동생 민우가 이 진단을 받던 날, 저는 처음으로 "4g짜리 기관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흔들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공황장애로 오인하기 쉬운 증상부터, 수술 전 보름간의 약물 처치까지—이 종양은 교과서보다 훨씬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두통·발한·심계항진, 이 세 가지가 함께 온다면민우가 처음 증상을 호소했을 때, 주변 누구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머리가 쪼개질 것 같고, 등에서 식은땀이 쏟아진다—이걸 들으면 열 명 중 아홉은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지?"라고 할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그런데 이 세 가지 증상이 함께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026. 7. 2. 대설 행동 요령 (실내 수칙, 빙판길 낙상, 재난 불평등) 폭설 예보를 보고도 "설마 이 정도야"라며 외출했다가 빙판길에서 아찔했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작년 겨울, 무릎까지 눈이 쌓인 골목에서 동네 어르신 한 분이 혼자 얼어붙은 계단을 내려오시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대설이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오늘은 공식 매뉴얼이 다루지 못하는 현실적인 지점들까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실내 수칙, 문 걸어 잠그면 끝일까요대설 특보가 내려지면 기상청과 지자체 재난 문자는 어김없이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라"고 알려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문자를 받을 때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 그 권고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집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요.단열이 거의 되지 않는 낡은 적벽돌 집이나 .. 2026. 7. 1. 경정맥 신우조영술 (검사 원리, 기능적 가치, 부작용 대비) 솔직히 저는 신장 검사라고 하면 CT나 초음파가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친구 명우가 응급실에 실려 가던 날, 처음으로 '경정맥 신우조영술(IVP)'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신장과 요로 전체를 소변의 흐름을 따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이 검사가, 단순한 사진 한 장을 찍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날 이후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바위처럼 건강하던 친구가 쓰러진 날, 검사실 앞에서명우는 제가 대학 시절부터 알아온 친구입니다. 유도 동아리 출신에 주말마다 산을 타는 사람이었으니, 제 주변에서 가장 '병원과 거리가 먼'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친구가 겨울 저녁 외식 자리에서 갑자기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오른쪽 옆구리를 움켜쥐고 바닥에 주저앉았을 때, 저는 처음엔 체한 줄만 알았습니다.응급실 침대 위에서 새우처럼 웅.. 2026. 7. 1.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도파민 하이재킹, 팝콘 브레인, 신경정치학적 규제) 아이의 방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푸르스름한 불빛을 보면서, 저는 오랫동안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의사에게서 "슬롯머신과 숏폼을 볼 때 뇌의 상태가 똑같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제가 아이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청소년의 40.1%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지금, 이 문제가 정말 '아이 의지'의 문제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도파민 하이재킹: 의지 문제가 아닌 뇌의 화학 반응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스마트폰 과의존을 "게을러서", "자기 관리를 못 해서"라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숏폼 콘텐츠의 중독 구조는 인간의 가장 취약한 신경 회로를 정밀하게 겨냥해 설계된 시스.. 2026. 6. 30. 가성점액종 (복막 침윤, HIPEC 한계, 분자 표적) 수술실에서 환자의 복벽을 열었을 때 저는 붉은 종양 덩어리 대신, 흡입기마저 막아버리는 투명한 젤리 바다를 마주했습니다. 가성점액종(Pseudomyxoma peritonei)은 복강 전체가 점액으로 잠식되는 희귀 질환입니다. 수술로 긁어내면 된다고 생각했던 저의 첫 인상은, 이 질환의 실체를 알아갈수록 점점 더 복잡하게 흔들렸습니다.복강을 잠식하는 젤리 — 가성점액종의 발생 배경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의과 교육 과정에서 배운 대부분의 암은 혈관이나 림프절을 타고 전신으로 퍼진다고 배웠는데, 가성점액종은 그 경로를 아예 무시합니다. 이 질환의 원인 종양 대다수는 충수돌기(Appendix)에서 시작됩니다. 충수돌기란 오른쪽 아랫배의 맹장 끝에 달린 평균 9cm 길이의 손가락 모양 기관으로, 흔히 맹.. 2026. 6. 30.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