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92 [건강 일지] 장애인 건강주치의 (맞춤형 관리, 구조적 리모델링, 이용 가이드) 퇴근길 차가운 공기에 뺨이 화끈거릴 때 느꼈던 그 경고 신호처럼, 우리 몸은 끊임없이 신호를 보냅니다. 특히 중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의사 한 명을 곁에 두는 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자립을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오늘은 국립재활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시행 중인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7년째 제자리걸음인 이 제도의 뼈아픈 현실을 짚어보려 합니다.내 상황에 맞는 주치의: 세 가지 맞춤형 관리 시스템재활 예후의 80퍼센트가 본인의 의지에 달렸듯, 건강 관리의 시작도 나에게 꼭 맞는 주치의를 선택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 제도는 본인의 장애 유형과 목적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일반건강관리: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며, 고혈압이나 당뇨 같.. 2026. 3. 25. [건강 일지] 척수손상 재활운동 (의지, PTX 루틴, 재활 난민) 몇 년 전 어느 겨울날, 부산의 재활 병원 복도에서 찬바람을 맞는 순간 묘한 해방감과 함께 무거운 다짐이 교차했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저는 샤워를 하거나 바지를 갈아입는 일상적인 동작조차 남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하반신이 마비된 채 타인에게 의지해 살아가던 그 시간은 제 존엄성이 보내는 명확한 경고 신호였습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에는 반드시 내 발로 걸어서 나가겠노라고 말입니다.보행 불가능 판정을 비웃는 의지의 80퍼센트의료진은 제 손상 부위를 보며 보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참혹한 판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관물대 대신 휠체어 옆에 붙여둔 수첩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재활 예후의 80퍼센트는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남들이 안 된다고 고개를.. 2026. 3. 25. [건강 일지]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동료상담, 활동지원, 사회적연대) 2022년 11월, 깁스를 한 다리를 질질 끌며 은평문화예술회관으로 향했던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비대면 진료의 한계를 절감하던 시기였기에 '진짜 소통'이 무엇인지 갈구하던 참이었습니다. 장애 당사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주저 없이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휠체어를 탄 이들이 무대 위로 천천히, 하지만 당당하게 올라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날 제 수첩에는 생생한 기록들이 빼곡히 적혔고, 장애인 자립생활(IL, Independent Living)이라는 개념이 단순한 이론이 아닌 현실의 투쟁임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자립생활 패러다임과 7단계 실천 사업의 실체장애인 자립생활은 기존의 의료 재활 모델을 완전히 뒤집는 개념입니다. 여기서 IL(I.. 2026. 3. 24. [건강 일지] 내가 본 비대면 의료 (오진 위험, 플랫폼 쏠림, 교통약자) 의사 2,58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만큼 충분했다고 답한 비율은 단 7.9%에 불과했습니다. 저는 2022년 겨울 깁스를 한 채로 비대면 진료를 받으며 이 수치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는 걸 몸소 체감했습니다. 화면 속 의사 선생님은 친절했지만, 제 목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는 명확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속도로 확산된 비대면 의료가 과연 장애인과 교통약자를 위한 진정한 대안인지, 아니면 산업적 이익을 위해 안전을 희생하는 것인지 깊이 들여다봐야 할 시점입니다.오진 위험성: 94%의 의사가 경고하는 이유비대면 진료의 가장 큰 문제는 진단 정확도입니다. 대한내과의사회를 비롯한 4개 전문과 의사회가 실시한 설문에서 의사들의 94%가 오진 위험을 가장 큰 .. 2026. 3. 24. [건강 일지] 내가 경험한 휠체어 (지원 제도, 사용 경험, 구조적 문제)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발을 다쳐 깁스를 하기 전까지 휠체어를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인천공항에서 직접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면서, 세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습니다. 1미터 아래로 시야가 내려가자 보이지 않던 문턱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국가가 지원한다는 휠체어 제도 뒤에 숨겨진 현실적 한계들도 함께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휠체어는 단순한 이동 기구가 아니라 장애인의 '다리'인데, 왜 여전히 많은 분들이 거리에서 투쟁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휠체어 지원 제도, 알고 보니 '선택의 딜레마'였습니다국민건강보험에서 휠체어 구입비를 지원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수동 휠체어는 5년에 1회, 전동 휠체어는 6년에 1회 지원받을 수 있.. 2026. 3. 23. [건강 일지] 장애인 배리어 프리의 현실 (물리적 장벽, 디지털 소외, 이동권) 장애인 콜택시를 저녁 8시에 불렀는데 다음 날 새벽 4시에 도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8시간을 기다려야 병원에 갈 수 있다는 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생존권의 문제입니다. 배리어 프리(Barrier-Free)는 1974년 유엔 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에서 시작된 '장벽 없는 건축 설계' 개념에서 출발했지만, 5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여전히 높게 쌓여 있습니다.물리적 편의시설, 최소 기준에 머물다2008년 도입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BF 인증)로 공공건물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저는 실제 현장에서 다른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여기서 BF 인증이란 건축물의 설계 단계부터 고령자와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 2026. 3. 23. 이전 1 ··· 58 59 60 61 62 63 64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