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친구 민수가 바닥에 쓰러지기 전까지 저는 요로결석이라는 병을 그냥 "돌 생기는 거잖아"로 치부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맞고 나서야 겨우 숨을 고르던 민수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물 한 잔 제대로 마시지 않던 제 습관이 얼마나 위험한 도박이었는지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평온했던 주말이 응급실로 끝난 날
혹시 주변에 갑자기 옆구리를 부여잡고 쓰러진 사람을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 장면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지난여름 주말 저녁, 민수와 게임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멀쩡하게 웃고 떠들던 민수가 갑자기 "야, 칼로 옆구리를 계속 후벼 파는 것 같아"라고 말하며 바닥으로 고꾸라졌습니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비정상적으로 맺혔고,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습니다. 제가 당황해 구급차를 부르는 동안 민수는 몸을 웅크린 채 거친 숨만 몰아쉬었습니다.
응급실 검사 결과는 요로결석이었습니다. 민수의 왼쪽 요관에는 약 6mm 크기의 뾰족한 결석이 끼어 있었습니다. 요관이란 신장에서 방광까지 소변을 이동시키는 가느다란 관을 말합니다. 이 좁은 통로에 날카로운 돌이 박혀 소변 흐름을 막으니, 통증이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민수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군대에서 뼈가 부러졌을 때보다 열 배는 아팠어.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두려웠습니다. 그 작은 돌덩이 하나가 건강한 30대 청년을 그 지경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으니까요. 국내 요로결석 연간 진료 환자 수는 30만 명을 넘어서며, 특히 30~50대 남성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민수는 그 숫자 중 하나가 된 셈이었습니다.
돌은 왜 생기는 걸까, 물만 마시면 정말 해결될까
민수의 발병 원인을 돌이켜보면서 저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나는 왜 괜찮았을까?' 라기보다는 '나라고 안전하다는 보장이 있을까?'라는 쪽에 가까운 생각이었습니다.
민수는 배달 업무를 하며 화장실 갈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의도적으로 물을 끊다시피 했습니다. 지난여름 땀을 쏟으면서도 수분 보충은 뒷전이었습니다. 저도 아침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점심에 탄산음료 한 캔으로 하루를 버티던 사람이었으니, 민수의 이야기는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물 많이 마시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요로결석의 80% 이상은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 결석입니다. 옥살산칼슘이란 소변 속에 녹아 있는 칼슘 이온과 옥살산 이온이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불용성 결정으로, 물에 거의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집니다. 소변이 농축되면 이 결정이 핵을 이루고, 주변 이온을 끌어당기며 점점 커지는 구조입니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식단입니다. 건강을 챙긴다고 고용량 비타민 C를 복용하는 분들이 많은데, 비타민 C는 체내에서 대사 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옥살산으로 전환됩니다. 소변 내 옥살산 농도가 높아질수록 칼슘과 결합해 결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부분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에서 잘 언급되지 않아서, 처음 알았을 때 꽤 놀랐습니다.
역설적인 사실도 있습니다. 칼슘 결석이라고 해서 칼슘 섭취를 무조건 줄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장내에서 칼슘이 부족하면 흡수되지 못한 옥살산이 혈액을 타고 신장까지 올라가 결석을 더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시금치처럼 수산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을 때 우유나 치즈를 함께 섭취하면, 칼슘과 옥살산이 장에서 먼저 결합해 대변으로 빠져나갑니다. 신장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중화시키는 셈이죠.
요로결석의 재발률이 5년 내 50%에 달한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됩니다(출처: 대한비뇨의학회). 한 번 생겼던 사람은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절반의 확률로 다시 마주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치료 후에도 끝나지 않는 싸움, 예방이 진짜 전쟁이다
민수는 결국 체외충격파 쇄석술(ESWL)을 받았습니다. 체외충격파 쇄석술이란 몸 밖에서 강한 음파 에너지를 결석 부위에 집중시켜 돌을 잘게 부수는 시술로, 절개 없이 시행할 수 있어 비교적 부담이 적은 방법입니다. 기계가 충격파를 쏠 때마다 민수는 찡그리며 통증을 참아냈고, 시술 후 며칠 동안 하루 3리터씩 물을 마시며 줄넘기를 했습니다. 마침내 소변으로 결석 조각을 배출했을 때, 민수는 전화기 너머로 "쨍하는 소리가 났어"라고 했습니다. 그 작은 돌 하나 때문에 몇 주를 고생한 것입니다.
지금 민수는 직업상 화장실 가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이 물을 챙겨 마십니다. 저도 이 사건 이후로 가방에 텀블러가 항상 들어있습니다. 맹물이 잘 안 넘어갈 때는 레몬 한 조각을 띄워 마시는데, 이건 단순한 취향이 아닙니다. 시트르산(구연산)은 소변 속에서 칼슘과 먼저 결합해 구연산칼슘을 형성합니다. 구연산칼슘은 옥살산칼슘보다 훨씬 잘 녹는 성질이 있어, 기존에 형성된 결정이 더 커지지 못하도록 표면을 코팅하는 방어 역할까지 합니다. 레몬수 한 잔이 생각보다 꽤 과학적인 선택인 셈입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습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조금씩 자주 나눠 마신다
- 레몬, 오렌지 등 시트르산이 풍부한 과일을 꾸준히 섭취한다
- 짠 음식을 줄인다. 나트륨은 소변 내 칼슘 배출량을 늘려 결석 형성을 촉진한다
- 고용량 비타민 C 보충제 복용 시 옥살산 수치 증가 가능성을 의사와 상담한다
- 결석이 배출되면 버리지 말고 병원에 가져가 성분 분석을 받는다
마지막 항목은 제가 민수 사건 후 처음 알게 된 부분입니다. 결석의 성분을 분석하면 내 몸에서 어떤 대사 이상이 결석을 만들었는지 파악할 수 있어, 훨씬 정밀한 맞춤형 예방이 가능해집니다.
요로결석은 단순히 물을 적게 마신 죄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소변이라는 화학적 환경 속에서 여러 이온들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느냐의 문제입니다. 민수의 응급실행 이후 저는 "아프기 전에 마시자"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옆에 물컵이 없으신 분이라면, 일단 일어나서 한 잔 가져오셨으면 합니다. 그 작은 습관이 지옥 같은 밤을 막아줄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